낮은곳에 서서 2022. 9. 6. 19:37

태풍                                                                                                                    2022. 9. 6. 한강 공원에서

 

 

두려워서 무서워하나

무서워서 두려워했나

 

산도 흔들고

집도 차도 이리저리

헤집어 놓으니

보이지 않는 공포이긴 하다

 

그래서였을까

밤새 창가를 두드리는

거친 빗줄기에

누군가

두드리는 듯한

문고리 잡아당기는 그 기척에

밤새워 작아지는 가슴들

 

어째꺼나

바다는

거대한 혁명을 경험했다

뜨거워 고통스럽던

깊은 바다 속은

시원한 생명수로 되살아 왔다

수없는 그 속 생명들이

신나는 터를 선물 받았다

 

이제

사람 삶터 손질할 때다

우리들 인생 찌꺼기 씻어내고

긁어모아 버릴

그 때가 되어 왔구나

 

갔다네

뭉게구름 사이로 내미는

파아란 청렴 하늘이

활짝 웃어주며 일러 주네

그 뿐인가

햇살이

들판 속 푸른 잎에

숨어

숨죽이던 풀벌레에

말 하네

 

놀아

이제 노래해

산들이와 춤도 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