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은강교회(주석현 목사)는 자체 예배당도 없고, 교회 간판도 없다. 그렇지만 개척 4개월 만에 예배 인원이 40명이 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복음의 풍토가 척박한 지역인 강릉에서 안정적인 예배 처소도 없는 상태에서 일군 부흥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은강교회는 지난 2월 강원동지방회 50주년 기념교회로 설립되었다. 개척자 주석현 목사는 비교적 안정적인 목회지인 주문진 은샘교회의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강릉지역 복음화를 위해 교회를 개척했다.
당시에는 개척에 동참한 교인도 없었고, 예배 처소도 없었다. 새로 매입한 교회당에 입당하기 전까지 강릉 옥천동 DCF센터가 사용하는 예배실을 주일과 수요일 등 며칠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간판도 없고, 주보도 없다. 같은 건물에 있는 단란주점의 입간판이 더 크게 보여 이곳에 교회가 있으라고 생각하기도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악 조건을 딛고 은강교회는 개척한지 17주 만에 출석 성도가 40명을 넘어섰다. 외형적인 건물만 없을 뿐, 예배와 교제, 선교, 교육 등 교회적인 사명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55명이 꾸준하게 예배를 드리고 있고, 셀 조직과 남여전도회 등 교회의 기본적인 조직도 갖춘 상태이다. 외부 지원을 받지 않고도 자립이 가능한 단계를 앞두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출발한 개척교회가 빠르게 성장한 요인으로는 초신자에게도 부담이 없는 예배와 쉬운 말씀, 가족적인 분위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은강교회에서 첫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정미조 씨는 “처음 간 교회가 너무 낯설고 생소해서 도저히 다닐 수 없었는데, 은강교회의 문을 처음 여는 순간, ‘바로 이 교회구나’라고 느꼈다”면서 “목사님의 알아듣기 쉬운 말씀과 화기애애한 분위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영동극동방송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주 목사는 친근하면서도 쉬운 말씀으로 성도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개척교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적인 사랑과 교제가 성도들을 쉽게 정착하도록 돕고 있다. 또 설교방송을 듣고 스스로 찾아오는 성도들도 많다. 자체 성전이 없기 때문에 지역에서 제대로 된 전도활동을 할 수 없었지만 방송을 통해 교회가 알려진 것이 적잖이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또 젊은층과 초신자를 위한 열린 예배와 차별화 된 목회전략도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은강교회가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딛고 빠르게 성장한 것은 주석현 목사의 헌신이 돋보였다. 사실, 독일에서 한인교회 사역과 학업을 병행하던 중 주문진 은샘교회 담임목회자로 부임한 그는 은샘교회를 배 이상 성장시켜 지역교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영동극동방송에서 설교와 방송진행, 관동대 겸임교수 등으로 자리를 잡으며 안정적인 사역을 하고 있었지만 더 큰 믿음으로 반응할 것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갑작스러운 명령에 순종해 개척목회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주석현 목사는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오직 하나님께서 부르셨으니 하나님이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그 믿음 하나로 순종했다”면서 “은강교회를 하나님의 은혜가 강처럼 넘치는 건강한 교회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은강교회는 최근 새벽기도회를 시작했다. 교회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서는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빠르면 10월 경에 새로운 예배당에 입당도 하고 교회당 매입 잔금, 성전 이전 등에 크고 작은 일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은강교회는 강원동지방회 지원(1억 2000만원)과 성도들의 헌신으로 강릉제일교회 교회당을 매입한 상태다. 강릉제일교회가 신축교회당으로 이전 하면, 강릉제일교회가 사용하던 예배당으로 입당하게 된다. 은강교회는 새 성전에 입당하면서 공식적인 창립예배를 갖고 새로운 출발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