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예배와 바른 언어
오래 전부터 신비주의자들, 많은 시인들, 노장, 베르그송 등 여러 사람들에 의해 언어 이전의 앎이 있다고 주장되어 왔으나 근래에 분석 철학자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언어로 표현되었을 때 비로소 앎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즉 참된 지식은 언어로 표현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으로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실 언어란 것은 우리의 앎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바른 지식으로 인도하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릇된 지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하나님 말씀의 성경의 전달과정에서도 바른 언어의 사용, 바른 낱말의 사용이라고 하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도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언어를 잘 못 사용하면 그 내용도 완전히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들이 신앙생활에서 특히 예배의 공중기도나 설교에서 혹은 글에서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 성도들이 자주 오용하는 말들을 지적하고 바른 단어를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축복"과 "강복"의 오해, 오용
"주님! 저희를 축복해 주세요"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축복"이란 말은 복을 빈다는 뜻이니 바꿔 말하면 하나님께 복을 빌어 달라는 얘기가 됩니다. 하나님이 누구에게 무슨 복을 빈단 말인가! 그러니 이 말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분이지 복을 빌어 주는 분이 아닙니다. 복을 비는 자, 즉 축복하는 자는 주의 종들입니다. "너를 축복하는 자(사람)에게는 내(하나님)가 복을 내리고..."(창12:2)라는 말씀으로 보아 사람은 축복하고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는 "복을 내려 주옵소서!""복을 주옵소서!""강복 하옵소서!"등으로 표현해야 하고, 목사님께 기도를 부탁할 때 "저를 위해 축복해 주세요""저를 위해 복을 빌어 주세요."라고 해야 합니다.
축복하는 자는 공적으로는 교회의 목사님이 하며, 사적으로는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축복할 수 있습니다. 축복의 영적 원리는 영적 지위가 높은 이가 낮은 이를 위해 복을 비는 것입니다. 야곱은 바로를 축복했고(창47:7,10)열두 아들들에게 축복했으며(창49:28),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을 축복했습니다(창14:19).
(2) 교회를 표현하는 말
"몸 된 교회"혹은 "몸 된 주님의 교회"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주님의 몸 된 교회"라고 표현해야 올바른 것입니다. 이 말씀은 영적 원리를 인체로 비유한 말인데, 예수님은 머리요, 교회는 그 몸이며, 성도들은 그 몸의 각 지체인 것입니다(엡1:22,23). 그러므로 교회를 이렇게 표현할 때 "주님의 몸된 교회"라고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그냥 몸 된 교회라 해도 알아 듣기야 하지만 누구의 몸인지 왜 몸이라 하는지 알 수 없으며 그 본래의 뜻이 약화되기 쉽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라는 표현 속에는 교회의 존귀함과 거룩함이 깃들어 있고 교회의 소속이 주님의 것이라는 교회의 영적 주소가 내포되어 있으며, 교회가 주님의 몸이요 성도는 그 지체라는 성도의 지체의식, 교회의 하나됨이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을 올바로 쓸 뿐 아니라, 기도의 언어에서 이 말을 사용할 때 우리는 벅찬 감격과 사랑의 감정 속에서 "주님의 몸된 교회"를 고백하고 간구 해야 할 것입니다.
(3) 교회와 예배처 (교회, 예배당, 성전)
주님의 백성들의 모임, 성도의 무리를 가리켜 "교회"라고 부르며, 우리들이 모이는 장소는 "교회당"혹은 "예배당"이라고 표현함이 올바릅니다. "교회를 위해 충성하자!"할 때 예배당이란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그 충성의 범위는 매우 좁게 됩니다. 그러나 교회를 성도의 무리 전체로 인식할 때는 "교회 위해 충성하자!"라든지 "교회를 잘 섬기자"는 말은 보다 광범위하고 의미가 깊어집니다. 그런데 예배처소도 교회라고 표현하는 일이 많은데 이제는 "예배당"또는 "교회당"이라고 올바른 말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배당을 성전이라 부르는 문제도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인데, 간략히 말하자면, 성전이라 부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신학적 의미에서 예배당을 성전이라 할 수 없다고 하는 이들의 주장은 옳습니다. 왜냐하면 구약의 성소와 성전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곳으로서 그리스도의 예표였기 때문입니다(요2:21). 나아가 성령께서 거하시는 신자 개개인의 몸이 곧 성전입니다(고전3:16). 반대로 예배당을 성전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그 근거는 예배당이 하나님께 봉헌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바쳐진(구별된) 사람을 성도라고 한다면 하나님께 바쳐진 집을 성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리고 성전은 거에서 신자들이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을 만납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모임가운데 임재 하시는 처소로서 예배당은 성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예배당 자체의 본질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거룩하게 하시는 하나님에 의해서 성전인 것이다.
(4) 설교말씀에 대한 말
기도할 때 흔히 "목사님의 귀한 말씀"이라든지 "목사님의 말씀""좋은 말씀"이란 말을 쓰는데, 설교는 목사님의 말씀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설교는 결코 강연이 아닌 것이다. 목사의 말과 하나님의 말씀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전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기도로 준비하여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청중은 인간의 교훈이 아닌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가득차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목사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표현은 말씀의 권위를 훨씬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주실 하나님의 말씀"이라든지,"목사님을 통하여 주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표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5) 직분에 대한 말
대개 기도할 때 "주의 사자...."라는 말과 "주의 종"이란 말이 혼용됩니다. 뜻이야 같은 말입니다. 두 사람 다 심부름을 맡아 전하는 자란 말인데 "사자"란 말은 정당한 신분의 용어이며(높임말도 아니다) "종"이란 표현은 비하시켜 한 말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기도할 때 목사에 대해 표현할 때는 정당한 신분을 지칭하여 "주의 사자..."라고 할 것이며, 목사나 장로 자신이 자기를 가리켜, 혹은 성도들도 자신을 가리켜 표현할 때는 겸손한 뜻으로 "주의 종" 또는 "비천한 주의 종" 등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남을 가리켜 "종"이라고 부르는 것은 물론 이해는 하지만 실례가 되는 표현입니다. 오늘 날에는 일반사회에서 "종"이니 "사자"니 하는 말을 잘 쓰지 않으므로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의 구체적인 직분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도 좋습니다.
언어는 시대마다 바뀝니다. 아마 남북통일이 된다면 성경상의 용어들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 올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정확한 뜻이 담긴 정확한 낱말을 선별하여 채용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무책임한 그릇된 표현들은 그 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에게나 잘 알지 못하는 우리 후손들에게는 완전히 내용을 곡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른 예배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 앞에서 우리의 입술까지도 조심하는 경건의 한 부분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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