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펜 가는대로 ·수필 ·산문· 시

아들아 !

by 낮은곳에 서서 2016. 12. 3.






아들아 !



아버지가 유별나게 크게 웃음보가 터질 때

그날은 

유난히 가슴 안이

많이 저려올 때이다


전철 안의 시원한 에어컨 속에

아들과 다정히 오래

길을 가고 싶은 그 때는
좋은 차 멋진 에어컨으로

아들에게 폼 좀 잡고 싶으나

못한 그 설움이

유난히 그날에는 

통증이 더할 때였다



아들아 !



값좀 나가는 메론 하나를 들어 올리고는

주머니를 뒤져보니

천원이 두 개나 부족하구나


어쩌냐

꼭 

오늘은 사 주고 싶은데


즐거워하는 너의 탐스런 입언저리에

메론 씨가 주저리 묻은 모습

보고 싶었는데


외상은 안준다는 구나


그래도

난 아들을 믿는다


내 손에 비닐봉지 하나

안 들려 있다 해서

기다리는 그 마음에

먹구름 흔적 그려 놀

나의 아들이 아닌 것을



아들아 !



우리 아들의 애비 된 것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구나

너도 그러냐

이 애비의 아들이 된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