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
아버지가 유별나게 크게 웃음보가 터질 때
그날은
유난히 가슴 안이
많이 저려올 때이다
전철 안의 시원한 에어컨 속에
아들과 다정히 오래
길을 가고 싶은 그 때는
좋은 차 멋진 에어컨으로
아들에게 폼 좀 잡고 싶으나
못한 그 설움이
유난히 그날에는
통증이 더할 때였다
아들아 !
값좀 나가는 메론 하나를 들어 올리고는
주머니를 뒤져보니
천원이 두 개나 부족하구나
어쩌냐
꼭
오늘은 사 주고 싶은데
즐거워하는 너의 탐스런 입언저리에
메론 씨가 주저리 묻은 모습
보고 싶었는데
외상은 안준다는 구나
그래도
난 아들을 믿는다
내 손에 비닐봉지 하나
안 들려 있다 해서
기다리는 그 마음에
먹구름 흔적 그려 놀
나의 아들이 아닌 것을
아들아 !
우리 아들의 애비 된 것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구나
너도 그러냐
이 애비의 아들이 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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