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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가는대로 ·수필 ·산문· 시

태풍

by 낮은곳에 서서 2022. 9. 6.

태풍                                                                                                                    2022. 9. 6. 한강 공원에서

 

 

두려워서 무서워하나

무서워서 두려워했나

 

산도 흔들고

집도 차도 이리저리

헤집어 놓으니

보이지 않는 공포이긴 하다

 

그래서였을까

밤새 창가를 두드리는

거친 빗줄기에

누군가

두드리는 듯한

문고리 잡아당기는 그 기척에

밤새워 작아지는 가슴들

 

어째꺼나

바다는

거대한 혁명을 경험했다

뜨거워 고통스럽던

깊은 바다 속은

시원한 생명수로 되살아 왔다

수없는 그 속 생명들이

신나는 터를 선물 받았다

 

이제

사람 삶터 손질할 때다

우리들 인생 찌꺼기 씻어내고

긁어모아 버릴

그 때가 되어 왔구나

 

갔다네

뭉게구름 사이로 내미는

파아란 청렴 하늘이

활짝 웃어주며 일러 주네

그 뿐인가

햇살이

들판 속 푸른 잎에

숨어

숨죽이던 풀벌레에

말 하네

 

놀아

이제 노래해

산들이와 춤도 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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