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절 2022. 6. 3 (한강 공원에서)
산천이 푸르를 때
너 또한 그 생 내음을 한껏 뽐내며
대지를 지배했지
하늘을 통째로 안았을 때
그 때 너는
만상보다 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넌
그 기상 다 어디가고
잡풀 되어 허드러지게 누워있구나
아니로다
그냥 누운게 아니로다
덮고 있구나
작은 어린 자손 싹들을
품고 안았구나
그래 바로 너의 기품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어라
그 가슴은
어느 품속보다
따뜻하였지
누런 덤불이
네가 아니구나
바로 푸르게 솟아 오른
너였구나
'펜 가는대로 ·수필 ·산문·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엔 평탄한 길 없다 (0) | 2022.06.20 |
---|---|
세 월 (0) | 2022.06.06 |
견인불발 (堅忍不拔) (0) | 2019.05.11 |
부모 (0) | 2016.12.24 |
아들아 ! (0) | 2016.12.03 |